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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03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 이사카 고타로 4
  2. 2007.10.03 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 7
  3. 2007.10.01 달콤한 나의 도시 - 정이현
  4. 2007.09.26 팔란티어 - 김민영
  5. 2007.09.23 13계단(13 階段) 2
2007. 10. 3. 22:48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 이사카 고타로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 8점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은행나무

'사신 치바', '중력 삐에로'에 이은 내가 접하는 이사카 고타로의 세 번째 작품이다. 난 이 작가 안지 얼마 안됐는데 도서관에 이사카 코타로의 책이 많아서 살짝 당황하며 알라딘에서 본 기억이 있는 낯익은 제목을 선택.


진짜 재밌다는 얘기를 들었던 사신 치바가 참 별로였기에 후에 중력 삐에로와 사신 치바의 작가가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참 놀랐었다. 중력 삐에로에서의 쿨한 대사들이 마음에 들었기에 일단 선택. 다행스럽게도 재미있게 잘 읽을 수 있었다.


네 명의 은행강도가 책의 주인공이다. 보통 한 명의 서술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진행을 담당하는데 이 책은 단편소설도, 옴니버스도 아니면서 소제목마다 화자가 바뀐다. 개인적으로는 나루세 Ⅴ이런 식으로 제목이 나오고 그 옆에 감성사전 마냥 단어의 정의를 사전인 척 재정의한 것들이 참신해서 배를 잡고 웃을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반성[反省] ①자신의 행동을 돌이켜 봄. 자신의 과거 행동에 대해 고찰하고 일정한 평가를 내리는 일. ② 자기가 앞으로도 같은 과오를 되풀이할 것임을 재확인하는 행위.
p. 111

전말[顚末] ①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상황. ② 범인의 고백에 의한 지루한 설명.
p. 276

질문[質問] ① 의문 또는 이유를 묻는 일. ② 설명하는 사람이 가장 싫어하는 행위.
p. 361

뭐, 이런 정도?
재미없다고 돌 들지 말기. 난 정말 이런 식의 피식 웃게 만드는 유머가 좋으니까.

시청에서 근무하는 자폐증에 걸린 아들이 있는 살아있는 거짓말 탐지기 '나루세'와 입만 열면 일장연설에 그 내용의 진위가 늘 의심스러운 '교노'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그리고 체내에 초단위로 시간을 계산하는 시계가 있어서 특이한 능력을 가진데다 못훔치는 차가 없는 '유키코'와 인간보다 동물을 사랑하는 소매치기에 재능있는 '구온'. 이 네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명랑한 갱들이다.

이네들은 오래전 영화관에서 있었던 폭탄 사건으로 안면을 트고 얼마 후에는 가까운 장소에서 은행강도에게 포로로 잡히는 진귀한 경험을 공유하게 되는 특이한 인연을 가진다. 그 후 그네들은 "첫째, 경보장치를 차단한다. 둘째, 돈을 챙긴다. 셋째, 도망친다."의 간단한 3단계를 기본으로 간간히 은행을 턴다. 예전에 그네를 붙잡고 있다가 결국 사살당한 멍청한 은행강도들보다 자신들이 훨씬 잘해날 수 있을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명랑한 갱들은 이번에도 역시나 4천만엔이라는 금액을 빼앗는데 성공하지만 웬걸, 그들이 도주하는 도중에 갑자기 '현금수송차 잭'이라는 일당들이 나타나서 그들의 돈을 다시 또 빼앗아간다. 은행강도가 강도를 당하다니 이것 참 웃지 못할 해프닝이 생긴 것이다.

허탈해하는 그들, 그러나 소매치기의 귀재 구온이 그들의 돈을 훔쳐간 일당 중 한 명의 지갑을 슬쩍했고 그들은 다시 뭉쳐서 현금수송차 강도 일당을 추척하기 시작한다. 여기부터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렸다고도 볼 수 있겠지. 그래도 뭐 복선을 너무 많이 뿌려대서 충분히 예상가능하니 정통 추리소설이라고 보기에는 미흡하니 추리소설이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추측하면서 볼 수 있는 소설 정도가 맞지 싶다.

어찌됐든 그들은 각종 인맥을 이용하여 악당들을 추적하고 끝내 허를 찌르는 작전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앞쪽에 언급했었던 "쓸 데 없는 물건"이 제대로 활용된다. 추리소설에 너무 익숙해진 탓일까, 다음 전개가 다 보이던걸.^^;


처음부터 결말까지 유쾌하게웃을 수 있어서 좋기도 했었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가짜들 가운데 진짜가 하나만 섞여도 사람들은 전부 진짜라고 여긴다.', ''적을 감싸는 자도 적이다'라는 억지논리를 큰 나라 대통령이 당당히 공표하는 걸로 봐서 중학생 정도야 그런 생각 쯤 하고 남을 일이다.' 등의 교노의 입을 빌려서 말하는 작가의 사상이 참 맘에 드는 책이었다.
이 명랑한 갱들의 후속작이 출판됐다는데 언제 한 번 날 잡에서 서점에 놀러가서 구경이나 해봐야겠다.

글이 꽤 길어졌는데 목차가 재미있으므로 목차를 첨부하며 이 책의 소개를 마친다.


    

제1장 악당들은 사전 조사 후 은행을 습격한다
'개가 꼭 도둑만 보고 짖는 건 아니다.'

제2장 악당들은 반성을 하고, 시체를 발견한다
'세금과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제3장 악당들은 영화관 이야기를 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매를 아끼면 아이들은 버릇이 없어진다.'

제4장 악당들은 작전을 짜고, 허를 찔린다
'바보는 여행을 보내도 바보인 채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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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icky82.tistory.com2007-10-03T13:45:210.3810
2007. 10. 3. 20:54

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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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의 완결편(이라고는 하는데^^), 본 얼티메이텀.

몇 달 전부터 한참 어둠의 경로로 돌았지만 뭐 그닥 만나고 싶은 마음이 안생겼던 본씨.
예전에 경택이랑 봤던 본 아이덴티티가 그냥 그랬던 기억 덕에 그랬지 싶다(영화에 나오는 언니가 너무 안예뻤단 말이다!ㅜㅜ).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딱히 보고싶은 게 없어 고민하다 우여곡절 끝에 그냥 대세를 따르자고 선택한 '본 얼티메이텀'.

러닝타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볼 수 있다.
전작을 보지 않았거나 혹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도 볼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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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윌 헌팅과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맷 데이먼이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면 이 본 시리즈로 그는 영화계와 세상에 그의 명성을 굳혔다고 할 수 잇을 것이다.(앗, 지금 검색해 보니 디파티드에도 나왔었다. 디카프리오 상대역이 맷이었구나, 디파티드에서 디카프리오가 좀 멋지게 나오는 바람에 상대역까지는 미처 신경을 못쓴지라, 으하하핫^^;)

영화 보면서 우리 맷씨도 많이 늙었다고 징징댔는데 바이오그라피를 보니 70년생, 무려 나랑 띠동갑이다, 컥;
장동건과 후지키 나오히토가 72년생인데 맷이 나이가 더 많다. 덜덜덜덜.


연인/배우자

클레어 데인즈 | 1996 데이트

미니 드라이버 | 1997. 데이트

위노나 라이더 | 2000년 약혼


다음 영화 정보에서 관련 영화인으로 나오는 여자들 ㄲㄲㄲ
결혼 소식은 못들은 것 같은데 이대로 파혼인거3?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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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는 기자.
편집장과 통화하다 나온 '블랙 브라이어'라는 말 한 마디가 CIA의 감시망에 걸리면서 표적이 된다.
내심 본의 파트너로 활동하길 기대했는데 조연이었다니 안습.orz

그나저나 초반의 그 감시&추적 시스템 대단하던데 그거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건가요?ㄷㄷㄷ
그렇다면 이 세상은 정말 살만한 곳이 못되는군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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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본씨 이번에도 여전히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린다.
액션영화 주인공 답게 절대 줄어들지 않는 체력.-_-b
모스코바, 런던, 마드리드, 모나코, 뉴욕까지 장소도 바꿔가며 종횡무진 활약.

이동 수단도 바꿔가며 열심히 쫓아가고 도망치는 제이슨 본.
전작들에서 그랬듯 추격신만은 정말 손에 땀을 쥐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그는 총에 맞거나 다치지 않는다. 님하 사실은 크립톤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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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이것이 바로? 니넨 이제 다 죽었으~

낚시질 한 방으로 비밀 서류를 훔쳐내는 본.
그는 과연 그의 과거를 모두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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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무조건 죽여!!!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무조건!!!

악역의 역할에 충실해줬던 노아 보슨 역의 데이빗 스트라탄.
이렇게 생긴 사람도 좋아,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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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본 시리즈에서 빠지지 않는 본을 도와주는 그녀들.
니키 파슨스 역의 줄리아 스타일스.(앗, 자기, 오멘에도 나왔었어? 찾아보니까 데미안 엄마였구나;)
본 아이덴티티의 그녀와 행동패턴이 꽤나 비슷했던 듯;
CIA 요원한테 도망치는 기술은 필수?


그리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본을 돕게 되는 파멜라 랜디 역의 조안 알렌.
방금 찾아봤는데 56년생이고 키가 178이라신다. ㄷㄷㄷ
영화 보는 내내 굉장히 몸이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봤었는데 울 엄마보다 나이가 많다ㅜ_ㅜ


이왕 찾다보니 재밌어서 감독의 다른 작품도 찾아봤는데 플라이트 93도 이 사람 작품.ㄷㄷㄷ
작년인가 재작년에 유종선배랑 보다가 존 그 영화 맞지?
아랍인들을 너무 무식하고 개념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리고 미국만세를 외치는 듯 해서 뒷맛이 썼던 영환데, 흠. 물론 민간인들을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하는 테러에는 반대하지만 말이다.


기대안했던 것 치고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재미있어할 줄 알았던 효정이는 인물들이 총을 쥘 때 마다 귀를 막았었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영 시큰둥해서 이거 보자고 우겼던 내가 미안해졌던 것.
기본적으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해줘야 보는 사람이 즐길 수 있는데 이 본 얼티메이텀은 2시간 내내 보는 사람을 긴장하게 밀어붙여서 영화가 끝나고 나면 맥이 탁 풀린다는 게 아쉽다면 아쉬운 점.
자고로 주인공이 악당에게 지는 액션영화란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형평성이 맞고, 현실성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구.


그냥 별 생각 안하고 화려한 액션과 긴장감을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을 영화.


 
If you were in your office right now, we'd be having this conversation face to face.
설마, 우리 그럼 지금 같은 방에 있게?


이미지는 다음 영화에서 갖고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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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1. 14:46

달콤한 나의 도시 - 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달콤한 나의 도시 - 6점
정이현 지음/문학과지성사


나로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할,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들어버린 작품이다. 하긴, 태반의 베스트셀러들이 잘팔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던 경우가 많았던 거 보면 나는 대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혹은 취향이 뚜렷한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몇 년 전의 단편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 이후 낸 장편 소설인데, 글쎄, 딱히 그녀의 글솜씨나 사상이 전작에서 크게 달라진 건 없어보인다. 그 중의 유리의 성과 트렁크를 잘 버무려서 장편소설로 만든 느낌이랄까.


그녀의 소설은 무겁지 않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여자들의 얘기를 하고 있다. 얼핏 보면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음직한 그런 여자들의 얘기를 하고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웬걸, 내게는 그녀의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순정만화나 로맨스 소설, 혹은 트렌디 드라마에서 빠져나온듯한 인물들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들 보다야 조금 더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조금 더 현실적이고 조금 더 쿨하다. 그렇다해도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나는 어쩐지 남자주인공과의 해피엔딩 장면이 빠진 로맨스 소설을 읽은 기분이었다.


대한민국에서 30대 초반의 나이에 남편, 아이, 직장이 없다면 정말 패배자의 무리에 속하게 되는 걸까? 아직 그 나이가 되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고 하기엔 나는 이미 이 사회가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 대목이 계속 눈에 밟힌다. 한 사람이 가진 객관적인 것들이 그가 사회적으로 판단되는 잣대로 사용되는 사회에서 살아가야만 한다는 사실이 씁쓰레한 것 만은 어쩔 수 없다.
 


황석영씨가 얼마 전의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다던 "요즘의 젊은 작가들은 깊이가 없다."고 한 말이 문득 떠오르는 건 역시 이 작품이 너무 가볍게 느껴져서겠지. 편하게 한 번 읽고 덮어버리는 일본 현대소설 처럼 말이지.


내 곁에 다가왔다 떠난 이들이 나에게서 무엇을 읽고 갔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건 단 한 가지. 그들이 기억하고 있을 그 어떤 나의 얼굴도 오롯한 오은수는 아니라는 것. 완전한 오은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여기, 맵고 달콤하고 뜨겁고 말캉한 떡을 묵묵히 씹어 삼키고 있는 나의 심장은 1초에 한 번씩 진지하게 뛰고 있다.
p. 440


 
http://nicky82.tistory.com2007-10-01T05:46:200.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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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9. 26. 15:52

팔란티어 - 김민영

팔란티어 1 - 8점
김민영 지음/황금가지

간만에
밤새 읽어버린 소설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할까? 처음 책을 봤을 때 두께에 한 번 겁먹은데다 초반에 진도가 안나가서 애먹었는데 탄력이 붙고 나니,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다는 프링글스 뚜껑을 열어젖힌 양 마지막 페이지가 나올 때 까지 손을 떼지 못했으니 팔란티어 스토리의 매력에 대해서는 두 말 하면 입이 아프리라.


1999년에 한 번 나왔던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의 개정판이라고 한다. 고등학생이던 당시에 이 책을 봤다면 프로이트를 비롯한 심리학에 대한 내 인식이 달라졌을게다. 혹은 심리학과로 대학 진학을 결심하지는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심리학에 대한 얘기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책이 처음 출판됐을 때의 2011년은 먼 미래였겠지만 이 책을 읽은 시점에서의 2011년은 그리 멀지 않은 고작 몇 년 후의 미래다. 2011년이 되었을 때 정말 우리나라가 소설에서의 모습을 보이진 않을게다. 그래서 약간은 비현실적인 면이 보였지만 그런 건 정말 옥의 티도 안 될 정도의 수작으로 생각된다.


첨단 기기를 이용한 현실감 넘치는 게임,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대낮의 국회의원 살인사건.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던 두 가지가 알고 보니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프로그래머면서 사랑을 믿지 못하는 게임의 유저,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게임 회사의 뒤를 쫓는 프로그래머의 친구 형사. 그들을 둘러싼 현실의 얘기가 진행되면서 숨가쁘게 얘기가 진행된다.

이와는 별개로 프로그래머 원철이 게임에 접속해서 레벨을 키워가는 과정 또한 중요하게 진행된다. 게임 초반에는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던 게임 캐릭터가 언제부턴가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서 마음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 알고 보니 게임 속의 자신은 평소 이성에 의해 통제되던 무의식이 활동하는 거라고 한다. 그 무의식이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해야 할까?

게임과 현실이 거의 일치되고, 비밀이 파헤쳐진 후 마지막 에필로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나름의 반전도 숨어있고 숨가쁘기 그지 없다. 다만 내가 언급해버리면 스포가 되어 버릴 어떤 인물의 정체나 마지막 장면은 어느 정도 상상이 가능하다는 거.


알라딘 서평에서 다른 분들이 지적하셨다시피 '스릴러'라고 부르기에는 뭔가가 좀 모자란 느낌이다. 범죄의 범인과 숨겨진 비밀을 추리하는 과정을 본다면 추리소설의 기본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지만 판타지 세계의 비중이 너무 커서 자주 맥을 끊기 때문이리라.

따라서 팔란티어의 단점 아닌 단점이라면 '판타지 세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얘기도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판타지의 세계관이나 용어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다면 이해하기 힘들거라는 거. 나야 뭐 익숙한 얘기들이니 재밌게 볼 수 있었지만 판타지 소설을 전혀 보지 않은 친구에게는 재미있는 책이 있다고 설명을 하다가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임에는 틀림 없다. 순수 문학이 아니라 통속 문학이니만치 문학적 가치나 의미를 찾을 수는 없지만 책을 읽는 동안은 그 시간을 만끽할 수 있으니 엔터테인먼트의 한 장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팔란티어 2 - 8점
김민영 지음/황금가지
 
팔란티어 3 - 8점
김민영 지음/황금가지
2007. 9. 23. 13:54

13계단(13 階段)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지 출처는 다음 영화.


이제까지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과 더불어서 누구에게든 추천하고 다니는 책 중 하나인 다카노 가즈아키의 소설 '13계단'의 영상화 결과물 되시겠다. 책을 다 읽고 영화화 했다는 사실에 당일에 어둠의 경로로 구해놓고 이제야 보게 된 것. 그것도 이틀에 나눠서;

러닝 타임은 2시간 가량, 그닥 짧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저것 빼먹은 얘기들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원작이 있는 영화다보니 기본적으로 스토리는 탄탄하다. 겨울에 봤었던 허니와 클로버에 비하면 아주 높은 퀄리티! 아니,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 만약 원작을 보지 않고 영화만 보게 된다면 나쁘지 않은 스릴러 혹은 추리 영화 한 편을 만날 수 있을게다.


줄거리
살인죄로 복역하고 있던 미카미 준이치는 형기를 4개월 남기고 가석방된다. 형무 주임이었던 난고 쇼지는 준이치를 찾아와 변호사인 스기우라를 도와 키하라 료라는 사형수에 관한 조사를 해 줄 것을 부탁한다. 료는 가석방 중에 감찰 보호관 부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되었지만, 사건에 대한 기억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현장 조사 결과 틀림없이 료가 범인이라고 지목되고, 준이치 일행은 료의 마지막 기억하는 계단을 단서로 사건을 밝혀나가는데...

다음 영화에서 긁어온 줄거리.
내가 쓰면 군더더기가 붙어서 한 없이 길어지기 때문에 영화 소개로는 이게 더 나을 듯.^^;


교도관인 난고가 사형수인 키하라를 살리려하는 이유는 그가 사형제도에 대해 회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자가 뒤늦게 자신의 죄를 깨닫고 속죄하며 살고 있더라도 이미 저지른 죄값을 치루려면 그의 목숨을 보내야만 하는 부조리를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내 머릿속의 준이치의 이미지와 영화에서의 준이치가 좀 차이나서 살짝 당황. 난고 아저씨는 비슷했고.
전반부는 생각보다 잘만들어졌다고 감탄하면서 봤늗네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져서 당황, 원작에서는 손에 땀을 쥐고 숨도 제대로 못쉬면서 봤는데, 아, 아쉬워라!


영화보다는 소설 쪽에 원츄 백만개!!^^;




왜 절 선택한거죠? 왜 살인자를 선택한거죠?
내가 널 선택한 건 나도 13년 전에 살인을 했기 때문이지.




덧)

흠, 방금 검색해봤는데 이 감독, '밤의 피크닉'도 영상화했다.
더 보기 싫어진다.-_-;
원작의 두근거림은 어디 갖다버리고 찌질한 홈드라마 하나 만들어내는 거 아니야?ㅠ_-
일본 내에서는 밤의 피크닉은 그래도 성공한 편이라던데 괜찮을까;;
전에 앞에 조금 봤을 때 타로이야기에 나오는 그 여자애가 이상한 묘기 하고 있던데;;;
걔가 아마 남자애 따라다니는 걔겠지?-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