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s'에 해당되는 글 129건

  1. 2007.04.22 노다메 칸타빌레 vs 후지미 교향악단 4
  2. 2007.03.26 노다메 칸타빌레
  3. 2007.03.24 Magic Castle - King's Singers
  4. 2007.03.22 행복을 찾아서
  5. 2007.03.22 카스테라
2007. 4. 22. 23:40

노다메 칸타빌레 vs 후지미 교향악단


순정계에 [노다메 칸타빌레]가 있다면 야오이계에는 [후지미 교향악단]이 있다!!고 감히 주장해본다 ㅋㅋ;

왜 노다메와 후지미를 비교했냐면, "클래식"과 "오케스트라"를 소재로 사용했기 때문이리라.
노다메가 지휘자를 꿈꾸는 치아키와 소위 말하는 엽기녀 노다메를 중심으로 한 괴짜 음대생들의 순정을 가장한 코미디라면, 후지미는 소심하지만 은근 성깔있는 후지미 교향악단의 콘마스를 맡고 있는 유우키와 후지미의 상임지휘자로 들어오면서 유우키를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트리는 케이를 중심으로 한 후지미 교향악단의 얘기 되겠다.




애니 노다메 칸타빌레 13화
초햐, 시간되면 봐, This is for U.



작년 겨울의 드라마화, 그리고 올해의 애니화는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보여진다.
일본드라마를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너도나도 노다메에 중독되었고 그 기세를 이어받아 애니 방영에 여주인공 노다메 역을 맡았던 우에노 쥬리는 극중의 방귀체조로 싱글 앨범을 내고 가수로 데뷔까지 한다니 말이다.

처음 드라마를 접했을 때 훈훈한 기럭지 말고는 전혀 치아키의 우아함을 표현해내지 못하는 타마키 히로시에 실망 좀 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치아키사마와 타마키 히로시의 일체화를 경험하기도 했었다. 뭐, 물론 진득하게 앉아서 시리즈물 다 못챙겨보는 내 성격 탓에 노다메 전편 클리어는 못하고 앞에 몇 개, 뒤에 몇 개 밖에 안보긴 했지만;
치아키 효과라고 해야할까, "삼식이"가 아닌 "현빈"은 내게 별 매력이 없었듯이 "치아키"가 아닌 "타마키 히로시"는 딱히 완소남으로 와닿지 않기도 했다.

애니 노다메는 드라마보다 훨씬 더 원작에 충실하다고 할 수 있겠다. 작화가의 스킬이 딸리는건지 중간중간 원작과 너무 다른 모습들의 그대들이 눈에 띄지만 그래도 뭐, 충분히 용서할 수 있다. 다만 피아노 치거나 악기 연주하거나 지휘할 때 손가락 좀 제대로 움직여줬으면 좋겠다-┏
아니, 말할 때 입도 좀 움직여주고 말이지;





후지미 교향악단 OVA(아마도-_-;) 끝나기 1분 30초 정도



이제 후지미 얘기를 좀 해볼까?


우리나라에 라이센스가 들어와있는지도 모르겠고 일본 현지에서도 완결이 났는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업계(-_-;)에서는 꽤나 유명한 작품에 손꼽히는 작품일게다.
후지미 10년 기념인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여튼 이벤트 성으로 만화책 한 권 냈던데 그건 라이센스 들어와있긴 하더라, 하지만 너무 많이 잘라먹은 원작;ㅅ;
그림은 예뻐서 그런대로 마음에 들긴 했었지만.

아키즈키 코오 원작 소설로, 3분지 4분지를 보다 때려치운 작품이다.
때려치운 이유는, 초반을 번역한 사람과 후반을 번역한 사람의 레벨차가 너무 나서 읽다가 짜증을 느껴버렸기 때문이지 싶다.

위에서 잠깐 얘기했듯이, 소심하지만 성깔있는 바이얼리니스트랑 걔한테 반해서 열렬히 대시하는 천재 지휘자가 주인공인데, 대부분의 일본 야오이물이 그렇듯 반한 쪽에서 어느 순간 핀트가 나가서 닥치고 강간-_-;, 그 이후로 둘의 관계는 변하게 된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아키즈키 코오 자체가 꽤 실력있는 작가라 스토리 자체는 볼만하다.
천재를 가까이 둔 노력가의 고민도 느낄 수 있고, 클래식 곡이나 오케스트라에 대해서 이것저것 배경지식도 쌓을 수 있고 말이다. 여튼 꽤나 많은 팬들을 거느릴만큼 기본에 충실한 소설 되시겠다.
게다가 주인공 케이는 멋진 기럭지에 부잣집 도련님에 천재/ㅂ/(강간범이긴 하지만-_-+)

하지만 애니는 정말 아니었다.
뭐, 기본적으로 활자는 수용하지만 영상물쪽은 잘 수용하지 못하는 내 취향쪽에 문제가 있기도 하겠지만, 이 애니는 정말, 정말 아니올시다였달까.
오죽 맘에 안들었으면 50분 좀 넘어가던데 스킵신공 발휘해서 겨우 보고 바로 지워버렸다.

1부 내용을 애니화한 것 같은데 억지 춘향식으로 끼워맞춘 격이랄까, 원작을 안 본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거기다가 주인공들의 성격도 어찌나 돌+I 같이 바꿔놨는지, 보는 내내 허니와 클로버 영화판의 악몽이 다시 떠오를 정도였다.

원작 소설에서 삽화를 맡은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으음, 주인공들의 모습도 상당히 맘에 안들긴했지만, 그래도 상상에 그칠 수 밖에 없었던 조연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부분은 꽤나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래저래, 노다메는 찬양하고 후지미는 심하게 깐 것 같은데 마음에 들지도 않는 작품을 왜 굳이 포스팅까지 했냐면, 그래도 역시 두 작품을 보는 내내 눈은 좀 괴로웠지만 "귀"는 굉장히 즐거웠기 때문이다.
여러번 얘기했다시피 두 작품 다 "클래식"을 소재로 한 만치 작품 내에서 굉장히 많은 작품이 나오고, 또 그들을 연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평소에 클래식에 엄청난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라 곡 제목을 본다고 그 곡이 무슨 곡인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활자와 그림의 한계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던 부분들을 영상화 된 결과물에서는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달까.



 
윽, 공부하다가 집중 안되서 현실도피삼아 이거 쓰기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말이 길어져서 예상했던 것 보다 시간이 꽤나 걸려버렸다-_-;;;
결과적으로 완벽한 현실도피-_-;;;
이건 아니잖아, 흑;ㅅ;
 
2007. 3. 26. 07:22

노다메 칸타빌레

노다메 칸타빌레 포토 2007/03/26 07:22
감독 타케우치 히데키
개봉일 2006,일본
별점

별로 안좋아했던 원작을 다시 보게 만들어 준 드라마-

딱히 볼 생각 없었는데 일본에서 본방 본 권이 꼭 보라고 추천해대서 "역시 재미없잖아, 니가 추천 하는 건 다시 안 봐"라고 말해줄 요량으로(하튼 성격-_-;;;) 봤는데 생각보다 퀄리티가 괜찮아서 당황해버렸달까-


분명히 2002년에는 재미 없었는데(노다메가 정말 재수없었단 말이지-_-) 다시 보니까 어찌나 재밌던지;;

천재패밀리를 보고 작가에 대한 이미지가 바뀐 후 다시 봐서 그런건가;;

아니, 애초에 기대치가 없었기에 괜찮았던 걸지도-


작년 4분기부터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우에노 쥬리와 타마키 히로시의 네임 벨류를 한껏 드높인 드라마 되겠다

그리고 일드에 대한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것 같기도 하고-



간단하게 얘기하면 별난 음대생들의 이야기다

일드 특유의 "오버"가 그득하지만 그로 인해 눈쌀을 찌푸리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배를 잡고 데굴데굴 구르게 된달까(특히 미르히, 쓰러진다 아주, 그 특유의 노래하는 듯한 말투와 느끼함, 그리고 억지로 외국인처럼 보이게 한 분장ㅋ)


원작에 대한 충실도도 엄청나다

특히 1부, 만화책이랑 다른 게 없을 수준으로 거의 완벽하게 재연했더라, 노다메 방에 있던 컵라면 안의 벌레들까지도 ㄷㄷ


게다가 음대생들의 드라마다보니, 눈 뿐만이 아니라 귀도 상당히 즐겁다

우에노 쥬리 드라마 찍기 전에 키보드 사서 피아노 치는 연습 빡시게 해서 드라마 안에서 직접 연주했다고 할 정도로 성의를 보였다고 하니 의외의 면이랄까(그러나 촬영장에서는 정말 싸가지 없었다는 얘기도 들리더라만ㅋ)


재능도 뛰어나도 그에 따른 노력도 엄청나지만 어린 시절의 비행기 사고가 트라우마가 되어 국내에서만 머무는 비운의 천재, 학내의 스타 치아키.

그의 인생은 옆집에 사는 노다 메구미(통칭 노다메)를 만나면서 수렁에 빠지게 된다 ㄷㄷㄷ

백 허그에 키스까지, 아주 제대로 세뇌당하다니 슬플 뿐이다ㅠ_-



드라마 보는 내내 역시 노다메는 재수없었다-_-

우히힛, 웃으면서 "아내니까~" 하는 대사 칠 땐 진짜 밎3ㅏㅓ기마3ㅓ기ㅑㅓㅁ4

스윙 걸즈 보면서 우에노 쥬리 역 싸가지 없다고 싫어했었는데 그게 겹쳐져서 더 그랬던 걸까?



4화에서였던가-?

치아키네 집에서 목욕하던 노다메가 플란다스의 개의 "랄랄라, 랄랄라" 부분을 불러서 난 이제까지 우리나라 만화인줄 알았던 플란다스의 개가 사실은 일본에서 만들어 진 만화였다는 걸 알게됐다지(하긴, 그 시절에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퀄리티나 완성도 생각하면;;)



2기 제작 예정이라는데, 그럼 올 프랑스 로케?!+_+

여튼 나야 쉽게 질리고 기다려서 보는 거 잘 못하는 성격이지만 2기 방영된다면 목메고 기다릴 사람 상당할 듯 ㅎㅎㅎ



덧)

마스미 역의 코이데 케이스케, 평상시 모습은 너무 멀쩡하고 준수했다;;;

사람을 한 이미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다orz



덧 둘)

종종 돼지의 눈썰미가 무섭다-_-;;

노다메 1~2부 부다가 타마키 히로시 낯익다고, 워터 보이즈에 나온 것 같다고 하던데 검색해보니까 진짜 출연했더라 ㄷㄷㄷ


사람 얼굴 외우는 일 잘 못하는 나랑 너무 비교되잖아-┏


여튼 노다메 이후로 돼지의 일드 선정기준은 '노다메보다 재미있는가?"가 되어버렸다ㅋ


보너스)



 

 


 

 어느 싸이트에서 어떤 님이 캡쳐한 거 저장;;

하드에 있긴 한데 다시 찾아서 캡쳐하기 귀찮;;;


마이 보스 마이 히어로의 나가세 토모야 다음으로 이렇게 처절한 표정연기를 보여주는 남주인공은 처음이다orz

브, 브라보 타마키 히로시;;

2007. 3. 24. 02:08

Magic Castle - King's Singers

Magic Castle 앨범정보 2007/03/24 02:08
아티스트 King's Singers | 뉴에이지/클래식
발매일 1996
별점

2주 전엔가 배송된 앨범인데 드디어 오늘 포장을 뜯었다-(아직 포장 안뜯고 남아있는 시디는 7장;;)

이걸 왜 이제 뜯었을까ㅠ_ㅠ


총 21곡, 전체 재생시간이 1시간 좀 넘어가는데 정말 시간이 잘 간다.

2004년엔가 2005년엔가 내한했던 멤버들과는 아마 좀 다른 멤버들이겠지만 이 멤버들 굉장히 맘에 든다.


좋아하는 아카펠라 그룹은 '리얼 그룹(the real group)'이 다였는데, 리얼그룹보다 이젠 킹스 싱어즈가 훨씬 더 좋아질 것 같다. 리얼 그룹은 혼성그룹이다보니 통통 튀는 고무공(...탱탱볼;;)같은 느낌인데 킹스 싱어즈는 남자 6명의 중창단이니만치 훨씬 중후한 맛이 난다고나 할까. 실제 리얼 그룹은 불타올랐던 것에 비해 어이없을 정도로 빨리 식었던 전적이 있는지라, 종종 들으면 즐거운데 맨날 끼고 살기에는 내 취향이 아니라스;;


앨범 제목에서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1번 트랙과 21번 트랙은 Magic Castle, 바로 그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 되시겠다-(똑같은 노래 같은데 왜 두 곡이나 넣어놨는지;;)

처음에는 개사해서 부른건가 싶었는데 웬걸, 아저씨들 어눌한 발음이긴 하지만 한국어로 부르신다

그, 면, 늘, 뭐 이런 단어 발음이랑 연음 부분에서 좀 웃기긴 하지만 그래도 화음 최고!!

백동우군이 불렀던 원곡을 워낙 좋아라해서 원곡의 포쓰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매력있다.


부클릿 보면 바리톤 한 명 말고는 다들 연세도 지긋해보이시는데 그 나이에 카운터 테너를 유지하다니, 멋지잖아;ㅅ;乃



new day 한 곡에 미쳐서 질렀던 new day 앨범은 한두번 듣다가 그대로 봉인했는데(could it be magic 테이크 댓 버전과는 또 다른 맛ㅎㅎ) 이 앨범, 당분간 심하게 돌려주실 것 같다*-_-*


개인적으로 추천곡은 13번 트랙 해적왕!!!!!!!!!!!!!!!

룸바룸바 하는 게 말도 못하게 신난다ㅎㅎㅎ



정통 클래식에서는 살짝 빗겨간 이 취향, 어쩔거야 정말 ㅎㅎㅎ



덧)

경택님하, wma에 96으로 리핑했는데 넘겨줄까?ㅇㅅㅇ;

님하 예민하신 귀에 이 음질은 성질낼 것 같아서-_-;;

클박에서 구한 알레드 존스 you rased me up 앨범은 192k 임에도 불구하고 지직거리는데 적어도 이건 지직대는 건 잘 모르겠는데;;


정 고음질을 원하시면 고음질로 리핑해드리고-

이 님하들 파워 오브 원에서 흑인들 합창 포쓰만큼은 아니라도 꽤 포쓰있다규;ㅅ;乃

추천! :Magic Castle, The Pirate King, Good Vibrations
2007. 3. 22. 13:27

행복을 찾아서

행복을 찾아서 포토 2007/03/22 13:27
감독 가브리엘 무치노
개봉일 2006,미국
별점

원제대로 하면, 행복추구권이 더 정확한 표현이려나-



꽤나 착하고 훈훈한 영화를 보겠거니 기대했다가 낭패감 제대로 느끼고 말았다-┏


'싫다, 싫다' 하면서도 헐리웃 영화의 정형화된 공식에 길들여지고, 내심 바라고까지 있었던 걸까?

영화가 진행되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주인공이 고생만 하다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 순간에는 정말 당혹감을 제대로 느끼고 말았다(물론 성공 하긴 한다-_-;)

응아 하고 뒤 제대로 안 닦은 그런 기분에 비할 수 있으려나


실제 같이 보던 초희양, 엔딩 크레딧에 당황하여 "님하-"를 외치고 말았다지 ㅋㅋ

옆에서 나는 "이게 끝? 말도 안돼, 덜덜덜" 이라고 중얼대고 있었고- ~-



초희 말마나따 이 영화, 순 노가다 롤플레잉 같은 느낌이다

뭔가 하나 클리어해내면 더 큰 과제, 이제 좀 먹고 살만하다 싶으면 또 시련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은 심정이었다니까

몇년 째 우리 집 경제사정이 장난아니긴 한데 그래도 세금 낼 거 꼬박꼬박 내고 밥 안 굶고 게다가 쫓겨나지도 않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우리 집이 잘사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하게 해줬으니 원-_-;;


"우리"와 "가족주의"에 나도 모르게 물들어 있는 건가?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족'이 아닌 '아들'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크리스 가드너의 사고방식, 솔직히 이해할 수 없었다

난 그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린다 심정 백분 이해할 수 있다고!!

중간에 떠나간 후 끝까지 그녀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어서 그녀를 더더욱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 같았달까;

아니, 어쩌면 우리네 드라마에서 단골로 등장하시는 자식을, 가족을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하는 어머니상이 정형화 되어버린 걸지도



딱 하나 닮고싶은 게 있다면, 성공에 대한 그의 집요함과 그에 따라오는 실행력.

면접에 굉장히 약한 나로서는 그의 자기 PR 능력과 임기응변에 대처하는 능력이 한 없이 부럽기만 하다ㅜ_ㅜ



"실화"와 "영웅(혹은 개인의 노력에 의한 성공)"을 다룬 점에서 훨씬 와닿았고 몰입할 수 있었던, 러셀 크로우의 포쓰가 가득 느껴졌던, '주인공이 맞아 죽는 줄 알았다'는 "신데렐라 맨"이 나도 모르게 생각나더라.

물론 '신데렐라 맨' 쪽에 한 표-



덧)

저 꼬맹이, 윌 스미스의 친자라신다

귀엽긴 하더라, 박희정님의 [호텔 아프리카]의 엘비스 실사판 같았달까+_+

2007. 3. 22. 09:19

카스테라

카스테라
박민규 지음/문학동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너무나 좋았기에, 크게 기대하고 봤다가 낭패감을 느낀 박민규의 단편집.


그의 다른 작품에서 그러하듯...이라고 쓰려했는데 생각해보니 삼미 슈퍼스타즈 말고는 그의 작품을 본 기억이 없구나;;
삼미에서 그러했듯이 카스테라 전편에서도 그는 천민 자본주의에 냉소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는 "인간"은 여전히 사랑스러운 존재로 본다, 어느 종교에서 얘기하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과 통한다면 통하는 걸까?


어디에서 읽었는지 생각 안나는데, 1990년대의 김영하가 맡던 역할을 2000년대에 와서는 박민규가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순수 문학보다는 대중 문학에 가깝고 현실을 냉소적인 시선으로 비틀어 보는 거 보면 이 둘 사이에 공통점이 있기는 하다. 김영하가 비속어나 은어를 아끼지 않고 사용하는 데 비해 박민규는 그만의 독창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기발하다. 김영하가 현실적이라면 박민규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사용해 블랙 코미디, 혹은 동화(...)를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난 박민규보다는 김영하를 더 좋아하니 뭐;


이 책에서는 [카스테라],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몰라 몰라, 개복치라니], [아, 하세요 펠리컨], [야쿠르트 아줌마], [코리언 스텐더즈], [대왕오징어의 기습], [헤드락], [갑을고시원 체류기] 의 단편이 살아숨쉰다.
한 번에 다 읽기엔 음미할 시간이 필요했기에 하루에, 혹은 한 번에 단편 하나씩 끊어읽었었는데 덕분에 몇 달이 지나고 난 지금은 두루뭉실한 이미지만 남아있어서 씁쓸하다.
10편의 단편 중 서너개는 정말 쉴 새 없이 킥킥대면서 배아프게 웃으면서 봤었고 몇 개는 "아, 그래서 어쩌라고"하는 심정으로 전투적으로(군인이냐;;) 봤었기에 "마음에 안들어"와 "재밌었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달까?

한 번 읽고, "아, 이 책 누구 줘야겠다, 의외로 경택이 취향일지도 몰라"라고 생각했었고, 결국 이 책 내 손을 떠나고야 말았다. 삐대함을 사랑하는 경택군이 아닌 황진이 양에게로- 전혀 다른 분위기의 책 두 권을 선물했는데 다행히 진이가 둘 다 좋아라해줘서 다행이었달까;



시작할 때 배경은 분명히 현대 대한민국인 것 같은데 쉴 틈을 주지 않고 이(異)세계로 빠져대는 박민규의 카스테라,
"정말?" 하는 의심이 후반부로 갈수록 "정말"하는 동감으로 바뀌니 알 수 없다, 정말.


개인적으로 추천 작품은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아, 하세요 펠리컨], [야쿠르트 아줌마], [갑을고시원 체류기].
야쿠르트 아줌마는 특히 변비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배를 잡고 구를거라는 데 소심하게 5백원 걸어본다-.-;



덧)

황진이양이 [동정없는 세상]의 박현욱과 [세계영웅전설]의 박민규를 동일인물로 알고있어서 당황;;
'아니야, 둘이 다른 사람이야, [아내가 결혼했다]는, 어라, 누구더라;;'이러면서 '박'과 '욱'만 입에 맴돌아서 '박찬욱' 감독의 이름을 내뱉을 뻔 했었다지, 하지만 내 집요함으로 '박현욱'을 기억해냈지만 정작 황진이양은 어차피 둘을 동일인물로 알고있었으니 심드렁했을 뿐orz

찐, 아내가 결혼했다는 박현욱이 맞아;;; 나 그 사람 데뷔작 재밌게 봤다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