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0. 28. 04:34

여자, 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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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사람을 정말 피곤하게, 맥빠지게 만들었던 영화

 

포스터의 "속삭여본다, 이젠 행복해질거라고"라는 글과,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뮤직비디오에 반해버렸고  "김지수"를 믿고 싶었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사이, 소리소문없이 개봉했다 내려버렸지만, 그래서 더더욱 보고싶었다

대중들이 외면했기에 더더욱 내 별난 영화취향을 자극했기에;

 

영화는 단조롭게 시작해서 더디게 흘러가고 급작스럽게 끝난다(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저기서 끝~~!!"을 외쳤고 같이 보던 사람은 "아니야,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지 않을거야"를 외쳤지만 단연코 나의 승리, 그정도로 갑작스럽게 끝났다)

그리고, 영화속에서 김지수, 정혜는 정말 인생을 피곤하게 사는 성격이었다(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청소로 풀고, 소심해서 남한테 싫은 소리 한 번 제대로 못하고, 트라우마까지 가지고 있으며, 여튼 외로운 현대인의 일상을 제대로 보여주는 선을 넘어버린 기분이었달까)

 

전날 잠을 못자서,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많이 걸어서, 빈 속에 갑자기 많이 먹어서, DVD 룸의 전기장판이 너무 따뜻해서라고 애써 내가 잠들어버린 변명을 대보려했지만, 그렇다해도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이 "진짜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내가 보자고 우겨서 본 건데, 진짜 미안하더라

돈은 내가 냈지만서도ㅡ,.ㅡ;

...아니, 만사천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서 오히려 더 화가 나는건가, 끄응;

지난 번에 지구를 지켜라 볼 땐 "그거 재미 없는데 진짜 보실거에요?"라고 말렸던 아저씨가 이번에는 말리지 않아서 진짜 괜찮을 줄 알았는데ㅠ_-(물론 지구를 지켜라 볼 땐 "이거 진짜 재밌는데 왜요?? 저 몇 번째 보는건데요"라고 아저씨한테 쏘아댔었지만;)

 

방금 포스터 때문에 다음 영화 검색했었는데 극찬한 사람들이 꽤 있었다

특히 "김춘수"의 "꽃"을 들어가며 정말 재밌게 봤다고 극찬한 사람, 글 잘 썼더라

...아마 당신 글 보고 영화 보는 사람, 당신 욕하지 않을까- _-;;

 

지난 4월, 휴가나온 창현이 때문에 태극기 휘날리며 다시보다가 잠들고, 지난 6월, 시험본다고 밤 새고 오페라의 유령 보다가 잠들고, 최근에 강력 3반 보다가 뛰쳐나오고 한 이후로 또 오랜만에 잠들어버린 영화 탄생!!

 

같이 본 사람이 "외국 영화제에서 상받은 영화잖아"라는 말로 이 영화 보자고 우긴 나한테 별 타박은 안하긴 했지만(하긴, 그 예술영화 "희생"도 견뎌낸 사람이니!!), 나는 영 뒤끝이 찝찝하다

태극기도, 오페라도, 강력 3반도 죽어도 안보리라 다짐했던 영화여서 미련없이 잠들고, 뛰쳐나올 수 있었지만 여자 정혜는 정말 기대했던 영화기에 더더욱!(물론, 기대가 영화를 망치는 최대 요인이란건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있지만서도)

 

...정말 오랜만에 영화 본 후에 무기력하고, 또 극심한 피곤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