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1. 16:08

순정만화(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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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언제인가, 티비에서 해주는 예고편을 보다가 연우 역의 유지태를 보고는 반해서 꼭 봐야겠다고 결심했던 영화, 순정만화. 그 후로도 계속 영화관이나 텔레비전, 팝업 광고에서 심심찮게 순정만화를 발견할 수 있었고, 발연기 이연희조차도 수영 캐릭터에 딱 들어맞는 듯 하여 꼭 보고 말겠다고 결심까지 하게 되어버렸더랬다.


이게 날 낚은 바로 그 문제의 예고편.-_-+


혼자라도 가서 볼까말까 고민 좀 하던 중 결국 서수랑 통화하다가 "나도 재밌겠던데" 한 마디에 일요일 아침 조조 결정! 예매도 하니마니 한 30분 가까이 통화하다가 "강변은 아침에 사람 없어"란 한 마디에 그냥 가서 보기로 하고 강변 CGV 스타 3관에서 관람, 조조로 안보고 제 돈 다 주고 봤으면 진짜 돈 아까워서 기절할 뻔 했다 ㅠㅠ(그러고보면 다크나이트도 아이맥스로 2만원 주고 끊어놓고 푹 자고 왔는데 그건 차라리 편히 자서 덜아까웠던건가, 순정만화도 만만찮게 편히 잘 잤는데 으음-_-;;)


난 왜 요즘 만고의 진리, '기대는 모든 것을 망친다.'를 잊고 살았던 걸까? 순정만화 시작 10분 후 '헉, 이건 아니잖아.'를 되뇌며 영화에 흥미를 잃고 말았던 것. 어색해, 어색해, 어색해!!! 그냥 영화를 보는 내내 민망해서 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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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있는 유지태. 아저씨, 연기 나름 오래 하셨잖아요. 어리바리함이 컨셉이셨던 거죠?ㅠㅠ 그래도 웃는 모습 하나만은 정말 떨리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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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의 태반이 '아저씨!!'여서 그랬을까, 에덴에서의 국자와 차이가 거의 안느껴지는 이연희의 수영. 정말 비주얼만은 완벽했던 이연희, 에덴을 제대로 안봐서 사람들이 이연희 연기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을 때 제대로 이해 못했었는데 영화 보면서 그 심정 완전 공감!! 그대, 연기 꽤 오래 하지 않았니?ㅎㄷㄷㄷ 아니, 에덴은 시대극이어서 힘들었다면, 현대물인 순정만화에서는 왜?;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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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안이 연기한 하경. 원래 하경이 이런 역할이었나? 원작을 워낙 옛날에 봐서 가물가물하지만, 여튼 내가 기억하는 도도한 하경과는 백만광년의 거리가 있는 채정안의 하경.
그나저나 언니, 혹시 볼에 보톡스 맞았어?-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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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숙역을 연기한 강인. 어째 많이 후덕해져서 아이돌 그룹의 멤버라고 믿기 힘든 비주얼인데 영화가 전체적으로 맘에 안들었으므로 강숙 역에 대해서도, 연기한 강인에 대해서도 할 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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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는 아마 목도리를 선물했던 것 같은데 계절 때문에 우산으로 대체한 듯. 그래도 여전히 두 커플을 이어주는 역할은 제대로 했다.


뽀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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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장수로 우정출연하신 원작자 강푸르 아저씨~~~
이제까지 영화화 된 세 작품 중 이번 순정만화가 제일 마음에 드신다고. 그러고보니 아파트, 바보와 비교해보면 그나마 성공할지도-┏ 하지만 차라리 난 원작과 전혀 다른 아파트가 더 나았다.


러닝 타임은 116분, 시작 10분만에 영화에 흥미를 잃었지만 참고참고 버텨보려 했으나 결국 어느 순간 넋을 놓고 잠들고 말았다. 한 20분쯤 자고 일어났는데도 영화는 여전히 지지부지, 질질 늘어지고 지루하고. 정말 고통의 두 시간이었다. 영화 보기 전 강풀의 리뷰를 봤을 때, 분명 강풀은 '영화와 만화가 직업, 상황은 다르지만 그래도 떨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내가 본 영화 순정만화에서는 떨림과 설렘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원작도 연재할 때 다 보고 그 후로는 안봐서 이미지만 남아있고 평소 내가 조용하고 잔잔한 영화를 못보는 스타일도 아닌데 전혀 몰입할 수 없었던 것. 단순히 배우만의 문제는 아니고 감독에도 문제는 있지 않았을까?

같이 본 서수는 꽤 재밌게 잘 봤다고 하는 걸로 봐서, 재밌게 본 사람들도 꽤 많을 것 같긴한데, 서수는 원작을 안봤다고 한다. 딱 잘라 이분화하자는 건 아니지만 원작을 본 사람과 보지 않은 사람들의 반응이 갈릴 것 같기는 하다. 이러나저러나, 평가는 개인적인 거니까!



뱀다리 하나. 핸폰에조차 '서수'로 저장되어서 잊고 있던 서수발의 이름은 '수영'. 서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유지태가 이연희에게 "수영씨"라고 부를 때 마다 어색해하면서 움찔움찔 반응했었는데 사실 영화보다 그게 더 웃겼다.ㅋㅋㅋ

뱀다리 둘. CGV 강변 스타 3관 스크린은 참 작다. 아예 뒤로 앉거나, 혹은 아예 앞으로 앉는 게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 제일 앞자리는 발 올릴 수 있는 받침대도 있다던데, 다음에 거기서 볼 일 있음 제일 앞자리에 도전해봐야겠다!

순정만화
감독 류장하 (2008 / 한국)
출연 유지태, 이연희, 강인, 채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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