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계단'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7.09.23 13계단(13 階段) 2
  2. 2007.06.16 오우, 나이스+_+ 3
  3. 2007.05.27 13계단 - 다카노 가즈아키 8
2007. 9. 23. 13:54

13계단(13 階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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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는 다음 영화.


이제까지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과 더불어서 누구에게든 추천하고 다니는 책 중 하나인 다카노 가즈아키의 소설 '13계단'의 영상화 결과물 되시겠다. 책을 다 읽고 영화화 했다는 사실에 당일에 어둠의 경로로 구해놓고 이제야 보게 된 것. 그것도 이틀에 나눠서;

러닝 타임은 2시간 가량, 그닥 짧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저것 빼먹은 얘기들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원작이 있는 영화다보니 기본적으로 스토리는 탄탄하다. 겨울에 봤었던 허니와 클로버에 비하면 아주 높은 퀄리티! 아니,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 만약 원작을 보지 않고 영화만 보게 된다면 나쁘지 않은 스릴러 혹은 추리 영화 한 편을 만날 수 있을게다.


줄거리
살인죄로 복역하고 있던 미카미 준이치는 형기를 4개월 남기고 가석방된다. 형무 주임이었던 난고 쇼지는 준이치를 찾아와 변호사인 스기우라를 도와 키하라 료라는 사형수에 관한 조사를 해 줄 것을 부탁한다. 료는 가석방 중에 감찰 보호관 부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되었지만, 사건에 대한 기억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현장 조사 결과 틀림없이 료가 범인이라고 지목되고, 준이치 일행은 료의 마지막 기억하는 계단을 단서로 사건을 밝혀나가는데...

다음 영화에서 긁어온 줄거리.
내가 쓰면 군더더기가 붙어서 한 없이 길어지기 때문에 영화 소개로는 이게 더 나을 듯.^^;


교도관인 난고가 사형수인 키하라를 살리려하는 이유는 그가 사형제도에 대해 회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자가 뒤늦게 자신의 죄를 깨닫고 속죄하며 살고 있더라도 이미 저지른 죄값을 치루려면 그의 목숨을 보내야만 하는 부조리를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내 머릿속의 준이치의 이미지와 영화에서의 준이치가 좀 차이나서 살짝 당황. 난고 아저씨는 비슷했고.
전반부는 생각보다 잘만들어졌다고 감탄하면서 봤늗네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져서 당황, 원작에서는 손에 땀을 쥐고 숨도 제대로 못쉬면서 봤는데, 아, 아쉬워라!


영화보다는 소설 쪽에 원츄 백만개!!^^;




왜 절 선택한거죠? 왜 살인자를 선택한거죠?
내가 널 선택한 건 나도 13년 전에 살인을 했기 때문이지.




덧)

흠, 방금 검색해봤는데 이 감독, '밤의 피크닉'도 영상화했다.
더 보기 싫어진다.-_-;
원작의 두근거림은 어디 갖다버리고 찌질한 홈드라마 하나 만들어내는 거 아니야?ㅠ_-
일본 내에서는 밤의 피크닉은 그래도 성공한 편이라던데 괜찮을까;;
전에 앞에 조금 봤을 때 타로이야기에 나오는 그 여자애가 이상한 묘기 하고 있던데;;;
걔가 아마 남자애 따라다니는 걔겠지?-_-ㅋ
2007. 6. 16. 08:56

오우, 나이스+_+


13계단 뒷날개에서 본 황금가지 출판사의 [밀리언셀러 클럽 카페]에 대한 글.
귀차니즘으로 넘겼었는데 어제 도서관에서 또 [밀리언셀러]를 두 권 빌렸었고, 우수서평자에 책 공짜로 준다는 소리에 눈이 뒤집혀서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가입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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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 시리즈 중에서 읽은 건 '13계단' 뿐이니 전에 써놨던 리뷰 오타랑 문맥 수정 좀 해서 '13계단' 카테고리에 업로드.

자고 일어나서 혹시나 리플이 달렸나 확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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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에 리플 하나, 내 글 내용과는 전혀 상관 없는 차기작이 기대된다는 리플orz
스샷 찍는 사이에 조회수 1 추가요;;


괜시리 민망한 마음에 다시 13계단 폴더를 눌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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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불 킨 건 내 글-_-v...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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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이 없다!!
몇 시간 사이에 어디로 사라진거야;
방금 리플 확인까지 했는데@_@


당황해서 다시 네이버 카페 메인에서 내 글을 클릭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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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더 확인해보고 급방긋 ^ㅡ^
추천, 리플 이런 거랑 상관 없이 뽑히는 우수서평이라니;ㅅ;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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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괜시리 기쁘다 ㅎㅎㅎ

이번 달 북코아 서평 이벤트에서는 다 안뽑혀서 내심 맘상했었는데 네이버에서 날 구제해주셔서 다행일세!!


밀리언클럽 셀러 신작을 보내준다는데 완전 기대된다!!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내 독후감도 아직 먹히는구나 싶어서 더 기쁜걸!!ㅠ_ㅠ

그리고 또 하나.
이 카페서 살펴보니 '기리오 나쓰오'라는 여류 추리작가의 책이 그리도 재미나다신다!!;ㅅ;
지금 땡기면 완전 곤란한데, 흑흑;;

더불어 또 하나.
모 커뮤니티에서 급친해지신 분의 정보.
유시진씨의 '온'이 완결됐다한다, 만쉐이;ㅂ;
경택님하, 아셨3?ㄷㄷ
2007. 5. 27. 19:55

13계단 - 다카노 가즈아키

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황금가지

'우와-.'
방금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그리고 책장을 덮으면서 나도 모르게 터져나온 감탄사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섣불리 덤비다가 이도저도 아닌 쓰레기 감상문이 나올 것 같아서 손가락 놀리기가 무섭기까지 하달까.
그러면 안쓰면 그만이긴 하지만, 음, 지금의 이 느낌을 남겨놓고 싶기도 하고^^;


평소 나는 청개구리같은 못된 심보로 소위 말하는 '베스트셀러'에는 코웃음 치는 편이다.
남들이 알기 전에 내가 읽고 나서 뜨는 건 상관없지만 대중의 부속품이면서 대중심리에는 반발하게 된달까, 뭐, 성격인게다.

뭐, 실제 베스트셀러, 혹은 추천이 많은 것이 정말 좋았던 경우가 드무니 못된 심사가 더욱 굳어지기도 했지만 말이다. 반대로 고전이나 명작 소리를 듣는 건 역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구나 납득하게 되는 것도 많지만 말이다.


이 '13계단'이라는 책은, 알라딘 멤버십 할인쿠폰을 쓰기 위해 구매금액 4만원을 채우려고 뒤지다가 알게 된 책이다. 미야베 미유키나 기시 유스케, 히가시노 게이고, 아카가와 지로 등의 일본 추리 소설을 좋아하기도 하는 편이었고 먼저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추천도 많고 해서 속는 셈 삼아 사게 됐다.
사전 정보는 '사형제도의 존폐'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는 것. 그 정보를 처음 접했을 때 생각났던 건 공지영씨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책에서도 사형제도에 대해서 다루고 있고 영화와 책을 보고난 후 고민도 좀 했었으니까.

결국 다 보고 나서 '아, 사람들이 추천한 이유가 있긴 있었구나.' 납득한 책 목록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얘기는 크게 두 축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사건의 의뢰를 받고 증거를 찾아 헤매는 준이치와 난고, 그리고 실제 등장횟수는 극히 드물지만 이야기의 중요 인물인 사카키바라의 사형집행 결정과 실행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미카미 준이치는 2년 전 식당에서 밥을 먹다 취한 남자와 시비가 붙어 다투다 상대방 남자가 죽게 되면서 상해치사로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된다. 사건 정황과 의도야 어떻든, 그는 '살인자'의 타이틀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가석방은 받은 그가 겨우 세상에 나왔지만 집안 사정이나 타인의 눈은 너무나 달라져있다. 피해자의 유족이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그를 맞추기 위해 가세는 기울고 게다가 그의 사건이 신문에 알려지면서 가족들에게도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다. 뿐만아니라 그 스스로도 가석방 기간 동안 보호관찰관과 보호사를 주기적으로 만나야하고 경범죄를 저질러서도 안되며 일정한 지역을 벗어날 때는 신고까지 해야 하는 얽메인 자유를 즐겨야 하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난고 쇼지, 그가 있던 교도소의 교도관이 찾아온다. 반갑지않은 방문이라 그를 경계하지만 뜻밖에도 난고는 미카미에게 자신을 도와달라는 제안을 한다. 그 제안이란 현재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한 용의자가 결백하다는 증거를 함께 찾자는 것이다.


잠깐 그 용의자의 사정을 알아보기로 하자. 한 부부가 아버지의 집을 찾아가는 길에 도로에 쓰러져있는 한 남자와 오토바이를 발견한다. 신고를 하기 위해 급히 아버지의 집으로 달려갔는데 거기에는 지옥이 펼쳐져 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되어 있는 것이다. 놀라서 경찰에 신고하고 구급차를 부르고 주변을 수색해보니 길가에 쓰러져있던 그 남자의 피가 그 참상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오토바이에서 떨어진 그 남자도 심하게 다친 상태, 병원에서 치료받은 후 정신을 차린 그는 놀랍게도 사고가나기 전 몇 시간의 기억이 아예 사라져버렸다.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보건데 사카키바라라는 그 남자가 용의자, 아니 범인으로 지목되고 재판을 하지만 범죄에 대한 기억이 없는 그다보니 범죄를 인정할 수 없고 괘씸죄가 적용되버려서 결국 사형선고까지 받게 된다. 7년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그의 머리가 꺠질 듯 아파오며 자기가 '계단'을 올라갔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사형제도를 폐지하자는 모임'에서 그 얘기를 듣고 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난고를 거쳐 미카미에게까지 의뢰가 가게 된 것.

미카미는 고등학교 시절에 여자친구와 함께 가출했다가 붙잡힌 전적이 있다. 우연의 일치일까? 사카키바라 사건과 관련된 그 지역이 예전에 그가 가출했던 그 지역인게다. 가석방의 조건이니만치 그 지역으로 가자마자 우선 피해자의 아버지를 만나 그의 잘못을 사죄하고 의뢰받은 일에 착수하지만 그가 무죄라는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그가 유죄라는 증거 또한 없다는 거다.  

그러나 추리소설의 세상에서 완벽한 범죄란 없는 법인게다. 조각조각 흩어진 사건의 조각들을 이어가다보니 빛이 보인다고 해야 할까?


이들의 추적이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만큼 사카키바라의 사형일자도 다가온다. 검사가 사형집행서를 결제보내고 그 후로 조금씩 단계를 밟아 사형절차도 진행된다.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낸 미카미와 난고, 그러나 뭔가가 이상하다. 그 증거에서 나온 지문은 의외의 인물의 지문, 급기야 사형집행일은 4일 앞으로 다가오고 그네들은 위험에 빠지게 된다. 진범은 누구인가? 그리고 그들에게 사카기바라의 결백을 밝혀달라고 의뢰한 인물은? 그리고 또 다시 숨겨진 비밀은?

뭐, 줄거리를 쓰자니 끝이 없다. 직접 보는 게 역시 제일일 듯 하다. 제일 최근(이라고 해봤자 작년 겨울이던가;)에 꼼짝없이 당했던 책이 우타노 쇼고의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였는데 알라딘 리뷰에서 '반전반전' 얘기를 들어서 절대 속지않으리라 다짐하며 보다가 뒷통수를 제대로 후려맞은 기억이 있었다. 이번에는 범인따위 찾아주겠다고 집중해서 보다가 설레발을 제대로 치고 말았다. 마지막 30페이지 쯤 남기고 "아싸, 이 사람이 범인" 이라고 이번에는 속지 않았다고 좋아하며 봤는데 그 남은 30페이지에서 작가에게 철저히 농락당해버린게다.


읽다보면 이것저것 생각할 건덕지도 만들어주고, 그거랑 상관없이 추리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한 번 볼만한 소설이다. 종이 질이 거친듯 하면서도 부드러운데 출판사 얘기로는 e-Light라는 고급종이라는데 글쎄, 손으로 눌러도 그 손에 물기 흡수해서 부풀어 오르는 게 과연 그렇까 싶다.


아, 위에서 얘기하다가 빠트렸는데, 난고는 교도관을 그만둘 심상으로 그 의뢰를 받아들인다. 그가 직업을 그만둘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합법적인 살인인 '사형제도'에 환멸을 느껴서라고나 할까? 그의 경력에서 두 번, 직접 사형에 관련된 업무를 맡은 적이 있는데 그 두 사람의 죽음 앞에서의 행동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사형이라는 것이 쉽게 내려지지 않는 것이니만치 그들이 저지른 범죄는 꽤나 잔악무도한 것인데 복역을 하면서 정말 뉘우치고 새 사람이 되거나 혹은 끝까지 자신의 죄를 부정하거나 하는 두 가지 반응이었다. 죗값을 치루기 위해서 교도소에 들어오는데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참회하는 사람에게도 사형은 집행돼야 하는 것일까? 사형제도의 본질에 대해서 고민하던 그의 흔들림은 가정의 불화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이직까지 결심하게 되는 것이다. 그의 모습에서 우행시의 윤수를 담당했던 그 교도관이 떠오르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아직까지도 난 사형제도에 대해서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겠다. 어디서 들은 혹은 본 얘긴지는 모르겠지만, 살인현장을 본 사람은 사형제도의 존재를, 사형집행현장을 본 사람은 사형제도의 폐지를 주장한다고 한다. 함무라비 법전을 신뢰하는 나는 마땅히 사형이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편이긴 하지만, '용서'가 없으면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개인이 사사로운 혹은 삐뚤어진 감정에서 저지르는 살인은 범죄가 되지만 국가가 법의 이름아래에서 저지르는 살인은 인정받는다니, 생각할수록 어려울 뿐이다. 이제까지 그런 예들이 꽤 있었듯이, 벌써 형을 집행한 후에 그의 무죄가 밝혀진다면 그 때는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의 문제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사족을 덧붙여보자. BL  작가인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 중에 '상자 안/밖' 그리고 구리모토 카오루의 '오와리노 나이 러브송'을 보면 수감생활에 대해서 짤막하게나마 나온다. 뭐, 단편적인 면으로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되겠지만 그 소설들에 따르면 '상식'을 가진 정상인들이 감옥 안에서는 망가지고 제일 타락하기 쉬워 결국 범죄자가 되버리는 메카니즘이 생기는 것 같다. 교도소에서 진정한 교화가 이뤄지고 그에 따라서 반성한 사람들이 출소하게 되는 걸까? 또 전과를 가진 사람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범죄의 소굴로 빠지게 되는 건 정말 그네의 심성이 악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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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클 카페에서 퍼온 웹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