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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9. 3. 09:17

동생의 개신교도 퇴치법


아파트는 안살아봐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주택에 살고 있으면 낮에 두 분이서 짝을 지어 자칭 "선교"를 다니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뭐, 개신교도 있고 이단이라고 불리는 여호와의 증인을 믿으시는 분들고 있고, 요즘은 좀 줄었지만 '도를 아십니까?'로 유명한 남녀가 세트로 다니는 대순진리회분들도 있으며 종종 불교를 전파하시는(하지만 불교라고 하기엔 뭔가 거부감이 이는) 분들도 계십니다.


제 인상이 선해보여서일까요, 혹은 바보같아보여서일까요, 길을 걷다보면 그런 분들이 참 많이 붙습니다. 요즘은 뭐 스킬이 많이 늘어서 "바빠요." 한 마디로 끊고 지나가지만 예전에는 한참 잡혀서 끝없이 자신들과의 대화 혹은 금전적인 요구에 시달리죠.


어찌됐든, 오늘은 그들과 제 동생의 전쟁아닌 전쟁에 대해서 한 마디 해볼까 합니다.


학교를 휴학한 동생은 요즘 계속 집에서 놀고 있습니다. 거기다 잠이 많아서 낮잠도 자줘야 하는데 동생이 낮잠자는 시간이 그 분들이 "계세요?"하면서 집요하게 현관문을 두드리는 시간과 종종 일치합니다. 평소에도 좀 별난 면이 없잖아 있는 동생은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 성격이 아주 흉폭합니다. 그래서 뭐 좀 독특한 방법으로 대응을 합니다.


오늘도 동생이 집을 보는데 아줌마 두 분이 집을 방문하셨습니다. 그 분들 딴에는 얘기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아프간 피랍자들의 무사귀환-_-'을 들먹이며 말문을 트셨다죠. 하지만 제 영향으로 동생 또한 피랍자들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습니다. 불에 기름을 들이붓는 격이었죠.

아줌마들이 "피랍자들이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하나님의 보살핌으로 ~~" 뭐 이런식으로 계속 얘기를 하는데 부아가 솟구친 동생 단번에 말을 자릅니다. "저 알라신을 믿고 있거든요. 지금 그 말씀 굉장히 불쾌하니까 이만 가주실래요?"

순간 아줌마들 벙 쪄서 3초동안 멍하니 동생을 보고만 있더라는군요. 잠시 후 정신을 수습한 아줌마들이 "아니, 그러지 마시고 차 한잔만 주세요. 저희랑 차 드시면서 얘기하다보면 생각이 달라지실거에요."라고 응수하지만 동생한테 먹힐리가 없습니다. "저 기도할 시간 다돼가거든요, 죄송합니다, 얼른 가주세요."


결국 아줌마들 전의를 상실하시고 인사하고 가셨다네요. 이러고도 또 저희집에 오시려나, 으음;


물론 어제 한 번만 이런 게 아니라 작년에 전역한 이후로 계속 써먹고 이쓴 방법이죠. 이제 불교로는 이 분들 절대 퇴치할 수 없는데 이슬람교로 대체가능한걸까요?^^;
혹은 동생의 강경한 태도가 한 몫 했다 싶기도 하네요.


제목이 거창한데 비해서 내용은 별 거 없었나요?^^;
이런 거 하루이틀이 아니잖아요-ㅎㅎ;
여튼 전 이 얘기 들을 때 마다 배를 잡고 웃는답니다.



자신이 종교와 절대자의 존재를 만나서 구원을 얻어서 그것을 만끽하는 것에 대해서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딱히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을 남에게 권유가 아닌 '강요'를 해버린다면 그건 더 이상 제대로 된 종교생활이라고 보이진 않아요. 평소 길거리나 혹은 학교에서 많이 마주치는 분들을 비롯해서 집으로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 그 종교를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당신들의 행동이 아주 큰 피해랍니다, 제발 자중해주세요.

특히 이번 아프간 사태 생각해보세요. 버젓이 국교가 '이슬람교'인 곳에 가서 어떻게 그렇게 당신들의 종교를 강요할 수 있나요? 에 대해서  한 번만 생각하고 행동해주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