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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4. 04:38

퍼거슨 리더십 - 심재희.한화철

퍼거슨 리더십
심재희.한화철 지음/문이당


박지성, 베컴, 맨유.
축구에 그닥 관심이 없는 나조차도 들어본 기억이 있는 이름들이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꽤 오랜 시간동안 이 팀의 감독을 맡고 있는 사람이 '퍼거슨 리더십'의 주인공 알렉스 퍼거슨이다.


미리 일러두자면 나는 여자, 그것도 축구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때 보던 만화영화 '축구왕 슛돌이'에 나오는 딱 그 만큼 정도만 알고 있고, '보통 대한민국 국민'이 축구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과 애정의 평균치의 1/100은 될까 싶을 정도의 관심을 갖고 있는 여자다. 세계인의 축제라(고 쓰고 그들만의 축제라고 부르)는 월드컵은 물론 '한일전'이나 국내 리그에도 얼굴도 모르는 옆집 사람이 어제 저녁 먹었을 저녁 반찬이 뭔지 궁금해 할 정도도 안될만큼의 신경을 쓰는 정도다.

그런 내게 떨어진 책이 이 '퍼거슨 리더십'이었다. 표지를 봤을 때 까지만 해도 '아저씨 귀엽게 생겼네'라고 생각하며 여느 자기계발류의 책들이 그러하듯 퍼거슨을 찬양하며 잔소리를 늘어놓으리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펴들고나서는 혀를 끌끌 차며 때때로 하품도 해주면서 건성으로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었다. 퍼거슨에 대한 찬양도 물론 있지만, '축구'에 대한 얘기가 주를 차지했기 때문이리라. 어쩌겠는가, 나는 축구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는 것을.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책의 주인공인 퍼거슨 감독의 리더십을 비롯한 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가 몸담고 있는 인기 축구 클럽 맨유에 대한 소개와 평가. 그리고 이제까지 맨유를 거쳤거나 혹은 머무르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얘기다.

막스 베버의 이론에 따르자면 리더십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예전 왕조 시대에 왕들이 그랬듯이 관습에 따른 '고전적 리더십', 법과 규칙에 따라 형성되는 '합리적 리더십', 마지막으로 개인의 자질에 따라 나타나게 되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되겠다. 예전에는 이 셋 중에서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제일 중히 여겼지만 최근에는 이를 모두 능가하는 '변혁적 리더십'이 유능한 리더에게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변혁적 리더십이란 말 그대로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혁명적인 리더십이다...라고 말하면 너무 거창해지려나. 막스 베버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특징와 합리적 리더십의 특징을 동시에 지니고 피들러의 상황이론에서 최고의 리더로 꼽는 9,9 형 리더의 특징도 가진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조직 구성원 개개인에 신경을 쓰면서도 전체적인 균형을 잃지 않고 개인의 카리스마를 발휘해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으면서도 직무의 성과면에서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이상적인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에 따르면, '알렉스 퍼거슨'이라는 사람도 변혁적 리더십을 가진 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맨유의 성적은 좋은 편이고 탐에서 어린 선수와 개인적인 내기를 할 정도로 선수들과의 친분관계도 좋은 편이다.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능력도 탁월하며 그 스스로가 맨유의 감독 자리를 즐기고 있으니 금상첨화라고나 할까?


꽤나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직업을 즐기는 그의 자세, 그리고 그의 일화를 보는 것은 즐거웠고 또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늘어지는 책의 내용들은 도저히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고로 나머지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차라리 책의 외형적인 면에 대해서 몇 자 덧붙여야겠다. 중간중간 컬러 사진이 삽입되어있고 원어의 표기에 충실하다. 중간중간 요약도 잘 되어있는 편이며 편집도 깔끔하다. 한 마디로 "꽤나 신경쓴" 책으로 보였다. 상관없는 얘기지만, 저자 중의 한 명이 우리학교 사회학과 출신이기에 점수를 높게 주고 싶었지만 도저히 나랑은 안맞아서 어쩔 수 없었다. 결국 내게는 재미없었던 책 중의 하나로 기억되겠지.


'축구와 맨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장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뿌듯한 책'이 아닐까 감히 결론내려본다.


덧)

럭키걸 때와 마찬가지로, 재미있게 보지도 않은 책 리뷰 쓰는데 컴터 다운되서 글 날려먹고, 화나서 미치는 줄 알았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