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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2.31 왕의 남자
2005. 12. 31. 20:50

왕의 남자

왕의 남자 포토 2005/12/31 20:50
감독 이준익
개봉일 2005,한국
별점

...후우, 난 아직 영화 보는 눈이 많이 낮은가보다.
아니면 "대중"의 취향에 따라갈 수 없거나.

여기저기서 왕의 남자에 대한 극찬이 들려왔다.
거기에 구애받지 않으려, 애써 기대하지 않으려 정말 노력했었다.
그리고 전에 8월엔가 강셩연보다 더 곱게 보이던 이준기에게 헬렐레 한 적이 있었기에 더더욱 애정을 갖고 보지 않으려 애썼다.

초반부, 정말 재밌었다.
중반부, 슬슬 지루해졌다.
후반부, 하품 찍찍 하면서 눈은 영화를 보고 머리는 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킹콩 보려고 했었는데 매진이라 울며 겨자먹기로 본 영화라 그런가, 아니 언젠가 볼 생각이긴 했었지만, 으음;

늘 내세우는 얘기지만, 살아있는 인간은 정말 잔인하다.
특히, 자신의 생각이, 자신의 정의가, 자신의 최선이 곧 모두의 평화라고 믿으며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인간군상들, 여전히 무서웠다.
타인에게 무엇을 강요하면서 자신의 안녕과 평화만을 바라지 않았던가.
...아니, 어쩌면 이런 말을 하면서도 사실은 내가 내 생각만을 타인에게 늘 강요하고 내 방식만이 옳다고 우기는 최악의 인간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더욱 씁쓸한 걸지도 모르겠다.

역사에는,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또 야사에는 크게 관심도 없었고 교과서에 나오는 수준 이상의 상식은 갖고 있지 않아서 연산군에 대해서 막연히 안좋은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의 인간적인 면은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조선왕살인사건"이라는 책이 계속 떠올랐다.
전제 군주제의 나라에서 절대적인 힘을 발해야 할 왕이 그네들의 꼭두각시가 되어 옴짝달싹 못하다 결국 이용가치가 사라지면 처단되는 일이 의외로 빈번했던 그런 조선의 어두운 뒷면이 말이다

이준기씨를 제외한 배우들의 연기는 수준급!
특히 광기어린 연산을 연기하는 정진영씨, 정말 멋지더라!!
강성연씨도 너무 예쁘고!!
감우성씨도 두 말 하면 입아프고;

어느 순간에 몰입할 수 없어서 그냥 그렇게 볼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네 역사를, 특히 정사가 아닌 약간은 삐뚤어진 시각으로 보여주는 역사를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