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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 8. 00:52

심청

심청 (상) 2006/01/08 00:52
지은이 황석영
별점

언제부턴가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있었는데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책을 사모으고 있다

그 책 수집의 본격적인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이 황석영의 심청일 것이다


친구를 기다리다 간 서점에서 우연찮게 발견했던 이 책, 우선 작가가 황석영이었기에 끌렸고, 또 소재가 그 유명한 심청이었기에 또 한 번 끌렸다

서점에서 몇 장 넘겨보니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며칠 후 인터넷 서점에서 바로 주문해서 받자마자 바로 읽어내렸던 기억이 난다



황석영의 심청은, 우리가 이제까지 알고 있던 설화속의, 소설속의 심청과는 다르다

우리가 알고있는 심청은 유교적 지배이념에서 "효"에 관한 부분만이 강조되고, 또 각인되어진, 아버지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 따위는 가볍게 버릴 수 있는 여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황석영이 만들어 낸 심청은 그렇지 않았다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하여 조선, 청, 동남아와 일본까지 돌아다니며 여러 일을 겪고, 또 강하게 살아남는다(물론 여기서도 심청은 천사표긴 하다;)


한 늙은 부자의 씨받이로 팔려간 청이, 살아남기 위해서 갖가지 사건들을 겪으며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같은 여자인 내가 보면서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고, 혹은 눈물이 흐르기도 하는 그런 내용들인 것이다



너무나 그럴싸한 고증에 어쩌면 그 당시에 그런 인신매매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고, 역시나 교과서에서 배우는 역사를 전부 다 믿어서는 안된다는 생각까지도 하게 해 준 책이다


야한 장면도 꽤나 나온다;;;

장난삼아서 주변의 친구들(특히 남자애들)에게 "이거 디게 야한 책이야"라고 하면서 빌려주고 했던 적도 있으니;



어쨌든, 황석영의 심청은 내가 상상했던, 보고싶었던 심청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큼 내 머리를 후려갈겼으며, 내 사고를 확장시켜 주었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