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담'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1.08 기담 4
2008. 1. 8. 10:24

기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포영화를 꽤나 좋아하는 편인 내가 올해 여름에는 공포영화는 구경도 하지 못했다. 한참 덥던 그 때 보러 갈까말까 한참 고민했었던 영화 '기담'을 드디어 볼 수 있었다. DVD 룸에서.-_-;

결론부터 얘기하면 기대 이상.
중간에 살짝 집중도가 떨어져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긴 한데, 전체적으로 무서운 부분에서 충분히 무서웠고 소름도 돋아줬고, 설마하고 생각한 반전도 있었고.
저예산 영화에 신인 감독의 영화라고 들었는데, 그것 치고는 꽤나 웰메이드,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1970년대. 한 의대 교수가 "나는 그 때 이미 죽었다."라고 과거를 회상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포스터에 보이는 저 병원에서 벌어지는 세 가지 기이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에서 꽤나 많이 나오는 장면.

병원에 잔인하게 살해된 사체가 도착하고 이 날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병원장의 예비사위로 점찍힌 정남(진구)은 덕분에 교수들의 눈에 가시. 시체실을 지키는 당번으로 낙점되는데 그 날 자살한 여고생의 시체가 실려온다. 굉장한 미모의 그녀, 하지만 뭔가 심상치 않다.

더 얘기하면 스포일러니 영화 얘기는 그만. 하나 생기는 의문점은, 분명히 얼음 밑에서 발견됐으면 익사, 혹은 동사한 시체일텐데, 얼고나면 팅팅 불 일은 없는건가?-_-; 익사한 시체는 물에 불어서 원형을 알아보기 힘든 걸로 알고 있는데 반지를 끼는 손 말고는 전혀 부어있지 않은 그녀의 시체, 의아하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둘이 이렇게 마주보고 사계절이 바뀌는데, 뭘 의미하는 거려나.
대략은 짐작하는데 정확하게 파헤치기에는 부족한 나의 통찰력.orz
입이 근질근질하긴 하지만 스포는 엄금.ㅜㅜ;


두 번째 얘기는, 으아, 무서웠다.ㅜㅜ
나 웬만한 귀신은 보고 비웃는데 정말 두 번째 얘기에 나오는 귀신은 미치게 무서웠다.;;
같이 보던 친구한테 와락 달려들 정도였으니, 아하하하;;

사용자 삽입 이미지
피 묻은 소복 입은 바로 저 분.ㅜㅜ
살다살다 마스크의 짐캐리만큼이나 현란한 표정의 귀신연기는 정말 처음이었다.(아, 다시 생각해도 소름이 쫙 돋는다ㅜ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꼬마 발작연기도 대박. 근데 지금 사진보니 저 꼬마 아픈 애 치고는 입술 상태가 너무 멀쩡하다;


이 이야기는, 교통사고를 당한 일가족이 다 즉사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녀, 그리고 의사의 이야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신만이 살아남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숨겨진 다른 무언가가 있는걸까,(당연히 숨겨진 게 있지만 역시 스포니까 말못한다.-_-;) 실려온 소녀는 시시때때로 환각을 보고 착란을 일으킨다. 자신의 어린 시절과 그녀가 겹쳐지기 때문일까, 의사는 그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뒷부분은 역시 스포가 될테니 여기까지.

이 두 번째 스토리가 진정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혹시 기담 보신 분, 두 번째 얘기에서 저 사진의 의사 얘기 나한테 납득 좀 시켜주시면 고마울거에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에서도 실력으로 유명한 의사부부, 이들이 경성으로 건너온다. 이들을 둘러싼 또 하나의 기담. 부제가 그림자 없는 아내였던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냥 행복해보이는 모습의 그들. 과연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친구에서도, 챔피언에서도 김보경을 딱히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기담에서는 정말 "와, 저 여자 정말 예쁘다."했는데 알고보니 김보경이었더랬다. 이 분, 나이를 먹을수록 미모가 업그레이드 되시는 듯.(혹은 성형의 힘?-_-ㅋ) 앗, 그런데 저 사진은 좀 안예쁘게 나왔다.;;;

제일 위에서 얘기했듯 뭔가 뾰족한 것으로 잔인하게 난도질 된 사체가 발견된다. 문제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 이 역시도 숨겨진 뭔가가 있다. 나름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는 얘기, 하지만 알고보면 시작할 때 다 보여주고 시작한다는 거.

여튼, 짐작하면서 봤지만 그래도 소름이 쫙 돋았던 건 김태우와 김보경의 연기가 뛰어났기 때문일 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대가 되는 병원의 복도. 오래된 학교 분위기도 난다. 실제 영화에서는 좀 더 음침한 분위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정남 역의 진구. 과연 그가 본 것은?

이 영화를 통해, 진구가 이렇게 생긴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더랬다. 흠, 이렇게 순하게 생긴 사람이었던가; 예전 비열한 거리에서는 조인성에 묻혀서 뒷전이었던지라.^^;


이번에도 역시 큰 정보 없이 영화를 봤었는데, 지금 포스터를 보니 사랑에 홀린 자들의 얘기란다. 그러고보니 정말 그들은 사랑에 홀렸었다.


이제까지 많이 나왔던 원한에 맺혀 복수에 눈에 뒤집힌 공포영화가 아니어서 더 괜찮지 않았나 싶다. 누구 말대로 참 쓸쓸한 영화다. 단순히 "공포"라는 장르 때문에 외면당하기는 많이 아까운 영화기도 하다.


※ 사진 출처는 네이버 영화.